요새 너무 많이 먹는다...
부쩍 식욕이 늘어서 그런지, 몸무게가 늘어나고 있다. 앉아있는 시간은 늘어나고, 먹는것도 늘어나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몸 속에 지방이 쌓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다 자기만족이지만, 뭔가 마음이 공허해서 먹는것을 찾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요새는 뭔가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있기도 한데, 한번 멈춰서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오랜만에 선유도 산책이 떠올라 한번 가봐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도 복잡한 생각이 많을 때 버스를 타고 선유도로 찾아가 계속 걸으며 원없이 생각을 이어갔던 기억이 있다. 답을 찾고자 하는 시간이라기 보단, 너무 복잡한 생각들이 나를 잡아먹기 전에 막기위한 몸부림이였다.
긴 인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3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나 스스로 세상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고민했던 적은 많이 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그토록 주위에서 수능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하여도, 결국 자신을 설득하는 것은 자신이 믿고있는 삶이라는 운영체제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을 때밖에 없다는 것을 2번의 수능을 치르면서 알게 되었다. 설득을 위한 쏟아부은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것을.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것은 결국 자신이라는 것을 믿게 되었다.
나를 설득하는 것은 종점에 이르러서는 결국 나라는 것을 믿는것도 지금까지 살아오며 경험으로 체득한 나의 신념이자 운영체계이다. 그리고 지금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은 일종의 신호, 달리 말하면 내가 믿는 것에 의심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라 판단하였다.
재점검을 해야할 때
넓은 선유도를 천천히 걸으면서 나를 답답하게 하는것이 무엇인지 집중해봤다.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이전의 직장생활도 떠올랐고, 직종변경을 결정한 당일, 회사를 나왔던 당일, 그리고 학원을 등록하는 날까지 천천히 떠올랐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내가 무엇을 답답해 하고 있는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나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정의내렸다. 아니 해답을 위해 이루어야 할 과정들에 대해서 스스로 정립하였다. 문제의 실체조차 확인하지 않고 말이다. 좀 더 이해가 되기 좋은 표현으로는 지래짐작이라고 해야할까.. 더 좋은 표현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생각해보건데, 난 지금까지 문제를 위한 해결과정을 설립해 나간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해결과정을 설립하기 위해 그에 맞는 문제를 정의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해결하려는 문제가 실제로 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지 검증조차 없이 말이다.
지금 가장 가까운 미래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당연하게도 취업일테지만 이를 포함한 많은 문제들 속에서, 난 정말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설립해가며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준비한다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고 싶었던 걸까. 문제에 대한 검증보다 '내가 옳다' 라는 하나의 믿음이, 지금까지의 모든 준비과정을 아우르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난 나에게 좀더 유리하고 편하게 움직였을 것이다. 어차피 내가 가는 길이 곧 해결책이라 믿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 느끼는 이 답답함은 내가 만들어가고 있던 해결책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기에 오고 있다 확신이 들었다.
점검을 하자. 나한테 닥친 문제를 다시 잘 마주해보자. 피하지 말고. 지금까지 제시하려했던 해답지 보다 좀 더 복잡하고, 하기 싫은것을 해야하고, 나 자신과의 싸움이 더 심해질 듯 하다. 이게 현실이 아닐까. 마주해도 되고 피해도 괜찮을 때가 있겠지만, 적어도 바보같이 피하면서 마주한다고 착각하며 살진 말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넘도록 걷고있었기에, 다리가 아파왔지만 마음의 짐 하나는 덜어놓은 듯 하였다. 마음따라 몸도 어느정도 가벼워지기 시작했었다. 내가 믿던 나 자신의 삶의 운영체계를 업데이트 해야할 때가 왔다. 스스로를 속이지말고 사회의 냉정한 평가를 마주하여 문제를 다시 파악해보자. 그리고 오직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만을 설립해 나가보자.
그건 그렇고 선유도는 참 좋은 섬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한번쯤 가볼것을 추천한다